이 동물원을 위하여·3 ―고라니 울음 신참인 저 고라니는 별난 부적응자인가 저녁이면 속엣것을 전부 토해 내며 제 인후부를 마구 긁어 대는 울음을 운다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서 비명처럼 저리 운다고 한다 고라니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꿈꾸는지도 모른다 제 분수엔 턱도 없을 꿈이지만 멧돼지가 되려는 것보다는 더 그럴듯한 꿈인 건 분명하다 꿈이란 게 그런 것일지도 모르니까 지도부에게 저 울음은 꽤 거슬리는 것일 터 그 울음은 제 안의 짐승을 모두 토해 내 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는 첩보에 따라 신속한 중단 조처에 처해졌고 울음은 조금 더 처절하게 며칠 이어지다 말았다 잘 운다고 고라니가 표범이나 사람이 되진 않을 텐데 이 동물원에선 그런 게 가능할지도 모른다 편 갈라 물어뜯는 것이 사람의 것인 동물원에서라면 사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