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발가락보다 더 가난한 게 어디 있으랴 지푸라기보다 더 가는 발가락 햇살 움켜쥐고 나뭇가지에 얹혀 있다 나무의 눈썹이 되어 나무의 얼굴을 완성하고 있다 노래의 눈썹, 노래로 완성하는 새의 있음 배고픈 오후, 허기 속으로 새는 날아가고 가난하여 맑아지는 하늘 가는 발가락 감추고 날아가는 새의 자취 좇으며 내 눈동자는 새의 메아리로 번져나간다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장옥관 시집, 문학동네 2022) 이 한 편의 시 「노래의 눈썹」(A Song's Eyebrows)은 ‘아심토트’(Asymptote. 영어권을 비롯한 세계적인 번역문학저널 플랫폼)에 소개된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이 시는 기본적으로 몸과 언어의 공능(功能)을 은유의 방식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은유는 ‘하나의 패턴’으로 서로 다른 것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