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동쪽 도종환 내 가슴속을 과일처럼 쪼개 열어보면 거기 석류 빛깔 노을이 있어요 당신 있는 쪽을 바라보며 알알이 물들어 있는 짙은 노을 파닥이는 노을이 있어요 내 가슴속에는 그 노을 안고 흐르는 저녁 강물이 있어요 당신으로 인해 발원하여 몸 곳곳을 적시는 오래된 강물 그 강물에 젖은 채 강가를 서성이는 맨발을 당신은 보았을까요 내 가슴속에는 그 강물 위를 날아가는 새들이 있어요 기약 없는 날들을 예감하며 날아가는 몇 마리 가여운 새 그 새들의 숨 가쁨 길 없는 곳에 길을 내는 막막함을 당신은 알고 있을까요 내 가슴속에는 그 새들이 날아간 빈 하늘이 있어요 새들의 흔적으로 움푹 파인 하늘 새들의 날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