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행 8

귀국

8. 9. 화 새벽 2시경 천둥 번개가 요란해서 창밖을 보니 구름이 쏜살같이 남쪽으로 흐르고, 이윽고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미국 땅을 밟은 지 한 달 만에 처음 보는 비다. 비는 너덧 시간을 계속 내리는 듯했지만 워낙 마른땅에 내려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큰 흔적이 없었다. 아침에 우는 비둘기, 여기선 비둘기도 엑센트와 음색이 다르다.       8. 10. 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우유와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전날 챙겨둔 짐을 Dr. Kim의 차에 싣고 러벅 공항으로 향했다. 6시에 출발하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달라스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러벅 공항에서 작별한 Dr. Kim은, 서울서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십수 년을 혼자서 살아온 터라 이번에 한 달..

미국여행 2016.08.11

달라스 여행

어제는 20번 고속도로를 5시간 달려 달라스에 왔었다. 도시는 광활하지만 다운타운의 고층빌딩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폭염 속이라서 그런지 거리는 사람들로 붐비지도 않았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장소의 부근에 설치된 Memorial Plaza를 둘러보고, Pioneer Plaza에서 카우보이와 소들의 동상 구경, Nordstrom 등 백화점 구경.                오늘 아침엔 달라스-포트워스 국제공항 부근의 쉐라톤 호텔 7층에서, 연달아 뜨고 내리는 비행기 소리에 잠을 깼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후 Bishop Arts District로 가서 잠시 고풍스럽고 예술적인 골목길을 둘러보며 사진찍고, 하루에 두번, 11시 반과 오후 4시에 열린다는 카우보이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Port Warth..

미국여행 2016.08.09

아파트 입주

7. 29. 금 세들어 살 아파트를 잠시 안내원과 함께 구경했다. 프리몬트의 아파트 보다 넓고 깨끗해 보였다. 캘리포니아도 그랬지만 여기도 마당의 모든 나무와 잔디밭엔 스프링클러로 매일 아침 저녁에 물을 준다. 그렇게 힘들여 키운 나무의 그늘이라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불볕 더위에도 그 밑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니 신통하다.  하루 내내 부근의 가구점과 마트를 다니며 앞으로 사야할 책상, 의자, 소파, 침대 매트, 세탁기 등을 구경했다.     7. 30. 토  오늘은 아파트에 입주하는 날이다. 호텔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짐을 다시 차에다 싣고,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어제도 잠깐 봤지만, 깨끗하고 아담하게 단장된 단지다. 관리소에서 열쇠와 차에 붙일 출입문 센서를 받아, 자동으로 ..

미국여행 2016.07.31

화석숲 국립공원, 텍사스

7. 27. 수 Arizona 주 Flagstaff 시 Comport Inn에서 10시 출발. 오늘도 사막 가운데로 시원하게 뚫린 40번 고속도로를 시속 75∼80마일로 크루즈(Cruise) 스위치를 넣고 계속 달렸다. 미국의 고속도로는 요금을 받는 곳이 없고,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만 속도를 줄이게 되어 있다. 그러니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것과 나오는 것이 자유롭다. 고속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화석숲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에 들렀다. 2억2천만 년 전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수정이나 돌처럼 단단한 광물로 변하여 뜨거운 사막에 흩어져 누워 있었다. 거대한 침엽수들이 강물에 휩쓸리고 늪에 묻혀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성분의 광물질로 세포가 치환되면서 온갖 색깔..

미국여행 2016.07.29

후버댐, 그랜드캐년, 엔텔롭캐년

7. 25, 월 Holiday Inn에서 10시 출발, 사막 속 15번 고속도로를 4시간 달리며 모하비 지나고, 캘리포니아를 벗어나 네바다로 들어섰다. 9년 전에 왔던 라스베가스는 그냥 통과하고 오후 3시에 후버댐 도착. 토목공학도로서 후버댐은 의미있는 관광지라고 말하는 Dr. Kim. 1931∼1936년에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의 경계인 콜로라도강에 건설된 이 댐은, 수압을 견디도록 눕힌 아치형으로 만들어졌고 웅장하다. 높이 221m, 길이 411m. 이 댐이 거대한 미드(Mead) 호수를 만들었고, 그 물과 전력은 네바다주의 최대 도시인 라스베가스에 공급되며, 캘리포니아와 미국의 서남부 일대를 적셔준다고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은, 콘크리트는 워낙 단단해서 그렇다 하더라도 저 푸석하고 균열이..

미국여행 2016.07.27

요세미티

7. 22. 금 프리몬트에서 동북쪽으로 1시간 거리인 San Ramon에 사는, Dr. Kim의 직장 선배인 김OO박사 집에 초청을 받아 저녁을 먹었다. 그 자리에는 Dr. Kim의 후임자인 곽OO 박사도 함께 초대되었다. 메뉴는 집에서 직접 요리한 잡채와 돼지갈비찜, 포도주, 체리 등등. 7. 23. 토 (요세미티 첫째 날) 요세미티로 출발하기에 앞서, 살던 아파트의 열쇠를 관리소에 반납하고, 산호세에서 캘리포니아주에만 있다는 필즈커피(Philz Coffee) 샾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이제 샌프란시스코와 프리몬트와는 작별인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몬드 밭 가운데로 난 도로를 세 시간 달려 Sonora 마을의 Gold Lodge라는, 내부 복도가 없이 건물 양면으로 도어가 나 있는 허름한 호텔에..

미국여행 2016.07.25

프리몬트

7. 20. 수 저녁나절에 동네 부근의 호수 공원을 둘러보았다. 그 넓은 공원의 나무들 밑에도 모두 스프링클러가 연결되어 있었고, 보트를 싣고 와 즐기는 사람,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일 마을의 공원과 상점가를 둘러보았는데, 공원에는 사람들이 나와 있었으나, 상점들은 거의 다 일찍 문을 닫았고, 음식점과 술집만 몇 군데 손님들로 차 있었다. 낮에 그렇게 햇볕이 따갑더니, 해가 진 저녁에는 가을 날씨처럼 서늘했다.       7. 21. 목 아파트 수영장 옆 이름모를 아름드리 나무에 다람쥐들이 뻔질나게 오르내리며 노랗게 익은 열매를 따먹고 있었다. 애초에 다람쥐들을 생각해서 저 나무를 심었을까? 그랬다면 정말 세심한 배려다.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자 마당 한쪽에다 지게 작대기만 ..

미국여행 2016.07.22

샌프란시스코, 나파밸리, 산타크루즈

7. 13. 수 남양주 김원장한테 짱구를 맡기고 거기서 하룻밤을 지낸 우리 부부는, 7월 13일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11시간을 날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현지 시각으로 12시반에 도착했다. 미국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고, 샌프란시스코는 두 번째다.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것은 9년 전으로, Dr. Kim이 일리노이로 공부를 하러 올 때 네 식구가 함께 와서 서부와 동부를 패키지로 관광을 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3년 전 그가 학위를 받을 때 아내와 함께 와서 학위 수여식을 참관한 후 시카고와 캐나다 동부를 관광한 것이었다. 이번 여행에 목적이 있다면, 우리 부부의 환갑 기념으로 세 가족이 오랜만에 함께 여행을 하는 것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이사가는 아들 Dr. ..

미국여행 201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