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아니 우리집에는 아버지가 생전에 사용하시던 톱이 두 자루 있다. 하나는 큰 톱이고, 다른 하나는 큰 톱에 비해 폭과 길이와 이빨의 크기가 작은 톱이다. 작은 톱은 몇 해 전에 벌초를 하면서 연장을 다루는 데 서툰 재종질(再從姪)이 톱날 끝부분을 부러뜨린 것을 내가 그라인더로 다듬어서 길이가 예전보다 더 짧아졌다. 아버지 돌아가신지가 15년째이니 작은 톱의 나이는 한 서른 살은 된 것 같다. 큰 톱은 당신께서 사 오신 뒤 몇 년밖에 사용하지 못하셨으니 스무 살 남짓 되었겠다. 어제 산가에 다녀오면서 빈집을 지키고 있던 그 두 자루의 톱을 아파트로 가지고 왔다. 산가는 춥기 때문에 따뜻한 아파트에서 오랜만에 톱을 쓸어 보기 위해서였다. 톱을 가지고 오면서 철물점에 들러서 줄도 하나 샀다. 새 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