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가 늘 침침하다던 아내가 벼르던 끝에 백내장 수술을 했다. 시내 안과에서 그저께는 오른쪽 눈을, 어제는 왼쪽 눈을 수술했다. 그리고 오늘은 경과를 관찰하기 위해 병원에 다녀왔다. 백내장이란 주로 노화에 의해 눈의 수정체가 흐려지는 현상인데, 요즘엔 다초점 인공수정체 기술이 보편화되어 이 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면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를 보는 시력도 좋아진다고 한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했다. 점안약으로 부분마취한 후에 레이저 기계로 눈동자를 조금 절개하고, 흐려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렌즈를 갈아끼우는 작업인데,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수술한 한쪽 눈을 거즈로 가린 채 6시간 정도 입원하면서 경과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몇 가지 안약을 넣고 퇴원했다. 그러고는 다음날 다시 병원에 가서 거즈를 떼고, 다른쪽 눈을 수술했다.
아무래도 다초점렌즈의 특성상 빛번짐 현상이 있고 생체와는 달리 자동 초점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내는 세상이 선명하게 보이고 핸드폰 글자도 잘 보인다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하늘이 너무 산뜻하고 저기 은행나무에 달린 은행들까지 다 보이네!"
밤에 불빛을 볼 때 심한 빛번짐도 의사의 얘기로는 수 개월이 지나면 적응이 되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며칠 동안은 고개를 많이 숙이거나 눈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아내는 내일 단골 미용실에 가서 뒤로 누운 채 머리를 감을 것이라 한다. 사흘 동안 병원을 오가며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나는 아내의 새 렌즈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차를 운전했다.
한쪽 눈에 400만원씩 모두 800만원이 들었지만, 아내는 실비보험에 가입돼 있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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