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목소리가 좋으면 그 시를 다시 쳐다보게 된다. 아니, 오래 귀 기울이게 된다. 목소리는 비유를 통해 형상화된다. 어조語調는 독자를 사로잡기도 하고, 멀어지게도 한다. 차가운 음색이 있는가 하면, 한없이 따뜻한 음성이 있다. 시의 내공은 어조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체나 객체가 겸손하면, 그 시 주변에 사람이 많이 끓고, 반대로 냉정하거나 직선적이면, 하나 둘 독자가 멀어진다. 물론 성깔이 못된 시를 엄청 좋아하는 젊은 마니아mania 층도 두껍다. 어쨌거나 목소리는 그 시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틀림없다. 김상동의 「국화」는 묘한 목소리를 가졌다. 이런 경우 3개월도 멀다는 거예요 2개월 후에 보도록 합시다 (몇 차례 찬비가 지나가는 동안 기러기 떼는 북국의 긴 밤들을 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