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김상동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상봉하는 영상을 지켜본 지난밤, 나는 꿈속에서 엄마를 만났다 집 앞 텃밭에서였는데 엄마는 수확한 콩을 키로 깨끗이 까불러서 봉지에 무겁게 담아 나더러 들고 가자고 하셨다
집으로 가자, 저기 있는 내 모자도 챙기거라
엄마, 내가 퇴직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왜 그리 일찍 가셨어요?
……
여기서 이렇게라도(꿈속에서라도) 사는 것이 좋지요?
그라마(그럼)
엄마, 이렇게라도 우리 오래오래 같이 삽시다
오냐
마당에 들어서니 아버지도 와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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