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도덕산명동道德山鳴動 다람쥐 이필二匹

공산(空山) 2021. 7. 7. 17:33

   도덕산명동道德山鳴動 다람쥐 이필二匹

   김상동

 

 

   멧돼지보다 겁나는 코로나19를 피하여

   오늘은 생각만큼 높지 않아서 마음이 가벼운

   도덕산*에나 오르기로 한다

   저 홀로 나앉아 졸고 있는 산

   그러나 이름이 태산보다 무거움을 주는 산

   무거움을 떨치기 위해

   검찰, 언론 이런 절벽 같은 말들은 비켜 가기로 한다

   그러는 동안 나는 도덕산 중턱에 이르렀다

   낡은 도덕암 마당을 떠받치고 있는

   삼단의 높다란 축대 앞에 서 있다

   축대의 돌 틈에서 뛰쳐나온 한 쌍의 다람쥐야

   울지 마라, 도덕산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니

   울지 마라, 너희가 도덕산을 깨울 것이니

 

 

   *도덕산道德山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산. 중턱에 도덕암이라는 사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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