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산명동道德山鳴動 다람쥐 이필二匹
김상동
멧돼지보다 겁나는 코로나19를 피하여
오늘은 생각만큼 높지 않아서 마음이 가벼운
도덕산*에나 오르기로 한다
저 홀로 나앉아 졸고 있는 산
그러나 이름이 태산보다 무거움을 주는 산
무거움을 떨치기 위해
검찰, 언론 이런 절벽 같은 말들은 비켜 가기로 한다
그러는 동안 나는 도덕산 중턱에 이르렀다
낡은 도덕암 마당을 떠받치고 있는
삼단의 높다란 축대 앞에 서 있다
축대의 돌 틈에서 뛰쳐나온 한 쌍의 다람쥐야
울지 마라, 도덕산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니
울지 마라, 너희가 도덕산을 깨울 것이니
*도덕산道德山 ⁚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산. 중턱에 도덕암이라는 사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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