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늑대 - 신미나​

공산(空山) 2023. 11. 4. 09:58

   늑대

   신미나​(1978~ )

   ​눈 쌓인 숲 속에
   입김을 날리며 서 있었다
   막내야, 부르니까
   꿈속의 너는
   몸을 돌려 나를 봤다
   안전모를 옆구리에 끼고
   우주복처럼
   하얀 방진복을 입고 있었다
   추우니까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목도리를 씌우려고 했는데
   너는 몸을 털었다
   이상한 약 냄새가 풍겼다
   어디로 갈 거냐고 했더니
   코를 들어 언덕 위를 가리켰다
   스위치를 올리면
   클린룸의 불빛이
   냉장고 속처럼 환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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