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사랑의 발명 - 이영광

공산(空山) 2023. 10. 14. 18:58

   사랑의 발명
   이영광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나무는 간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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