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신미나(1978~ )
눈 쌓인 숲 속에
입김을 날리며 서 있었다
막내야, 부르니까
꿈속의 너는
몸을 돌려 나를 봤다
안전모를 옆구리에 끼고
우주복처럼
하얀 방진복을 입고 있었다
추우니까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목도리를 씌우려고 했는데
너는 몸을 털었다
이상한 약 냄새가 풍겼다
어디로 갈 거냐고 했더니
코를 들어 언덕 위를 가리켰다
스위치를 올리면
클린룸의 불빛이
냉장고 속처럼 환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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