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나 이태수(1947~ ) 깊은 산골짜기 밀림에 깃들면 찰나와 영원이 하나같다 지나간 시간도 다가오는 시간도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만 같다 울창한 나무 그늘에서 흔들리는 나는 조그만 풀잎 하나 꿈꾸다 꿈속에 든 풀잎 하나 ---------------------------------- 심곡심산(深谷深山)의 산림(山林)을 더러 만나게 되지만 대개는 능선과 높은 산봉우리와 깊은 계곡을 눈으로 살피게 된다. 그런데 시인은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산에 들어가서 작은 풀잎에 눈이 간다. 나무가 드리운 그늘 속에서 가만가만히 흔들리는 풀잎에 관심을 둔다. 산림은 하나의 생명 세계로서 순간과 영원,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한데 조화돼 한 덩어리를 이루면서 섞여 있는 곳인데, 시인은 거기서 하나의 개체로서의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