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 걷어붙이고
송진권 (1970~ )
둥둥 걷어붙이고
아부지 논 가운데로 비료를 뿌리며 들어가시네
물 댄 논에 어룽거리는
찔레꽃 무더기 속으로
아부지 솨아 솨르르 비료를 흩으며 들어가시네
소금쟁이 앞서가며 둥그러미를 그리는
고드래미논 가운데로 아부지
찔레꽃잎 뜬 논 가운데
한가마니 쏟아진 별
거기서 자꾸 충그리고 해찰하지 말고
땅개비 개구리 고만 잡고
어여 둥둥 걷어붙이고
들어오라고 아부지 부르시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 나희덕 (0) | 2024.08.16 |
---|---|
뼈아픈 후회 - 황지우 (0) | 2024.08.13 |
달은 아직 그 달이다 - 이상국 (0) | 2024.07.21 |
서로 등 돌리고 앉아서 누군가는 빵을 굽고 누군가는 빵을 먹고 - 김륭 (0) | 2024.07.18 |
자정 - 이경림 (1) | 2024.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