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둥둥 걷어붙이고 - 송진권

공산(空山) 2024. 7. 24. 14:46

   둥둥 걷어붙이고

   송진권 (1970~ )

 

 

   둥둥 걷어붙이고

   아부지 논 가운데로 비료를 뿌리며 들어가시네

   물 댄 논에 어룽거리는

   찔레꽃 무더기 속으로

   아부지 솨아 솨르르 비료를 흩으며 들어가시네

   소금쟁이 앞서가며 둥그러미를 그리는

   고드래미논 가운데로 아부지

   찔레꽃잎 뜬 논 가운데

   한가마니 쏟아진 별

   거기서 자꾸 충그리고 해찰하지 말고

   땅개비 개구리 고만 잡고

   어여 둥둥 걷어붙이고

   들어오라고 아부지 부르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