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이니스프리 호수 섬(The Lake Isle of Innisfree)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공산(空山) 2016. 6. 29. 22:02

   이니스프리 호수 섬(The Lake Isle of Innisfree)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나 일어나 이제 가리라, 이니스프리로 가리라.

   그곳에 진흙과 나뭇가지로 작은 오두막 하나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속에 나 홀로 살리라.

 

   나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랏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 날갯짓소리 가득한 그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라,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소리 들리네.

   한길 위에서 있을 때나 잿빛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소리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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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아일랜드 시인 겸 극작가. 아일랜드의 전설과 신비주의를 시에 담았다. ‘나라의 영혼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923년 노벨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