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소녀들(Blue Girls)
존 크로우 랜섬
푸른 스커트자락 펄럭이며
신학교 탑 아래 풀밭을 지나
늙고 고집 센 선생들의 강의를 들으러 가보렴
단 그들의 말은 한마디도 믿지는 말고,
풀밭 위를 거닐며
공중에서 재잘대는 파랑새처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일랑 말고
하얀 리본으로 머리를 묶으렴.
푸른 소녀들아, 시들기 전에 네 아름다움 발휘해보렴,
그러면 나의 시끄러운 입술로 소리쳐 공표할 테니
아름다움은 아무리 해도 굳게 잡아둘 수 없는
연약한 것이라고.
그건 내가 들려줄 수 있는 경험에서 나온 것이지;
나는 혀가 사나운 여인을 하나 알고 있는데
어느덧 그녀의 푸르던 눈은 흐릿해지고
모든 완벽함도 퇴색해버렸지 ― 하지만 얼마 전만 해도
너희 중 어느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단다.
----------------------------
존 크로우 랜섬(John Crowe Ransom, 1888-1974) ― 미국 시인. 수필가이자 대학 교수. 20세기 미국 인문 지성을 대표하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 학계와 문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첫 키스는 사과맛이야 2」다산북스, 2012.
'외국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 - 로버트 프로스트 (0) | 2016.06.29 |
---|---|
이니스프리 호수 섬(The Lake Isle of Innisfree)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0) | 2016.06.29 |
현미경 - 맥신 쿠민 (0) | 2016.06.29 |
태어나기 전에 드리는 기도 - 루이스 맥니스 (0) | 2016.06.29 |
나의 까마귀 - 레이먼드 카버 (0) | 2016.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