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哀歌
다까무라 고오다로(高村光太郞, 1883-1956)
애타도록 당신은 레몬을 찾고 있었다.
죽음의 슬프고도 화려한 병상에서
내가 쥐어준 레몬 한 알을
당신의 하이얀 이가 생큼히 깨물었다.
토파즈 빛으로 튀는 향기.
하늘의 것인 듯 몇 방울의 레몬즙이
당신의 정신을 잠시 맑게 되돌려 놓았다.
푸르고 맑은 눈빛으로 가냘피 웃는 당신.
내 손을 꼬옥 쥔 당신의 싱그러움이여.
당신의 목 깊숙이에서 바람 소리 일지만
생과 사의 어려운 길목에서
그대는 옛날의 그대가 되어
생애의 사랑을 이 순간에 다 쏟는 것인가.
그리고 잠시
그 옛날 산마루에 올라 쉬던 심호흡 하나 쉬고
당신의 목숨은 그대로 멈췄다.
벚꽃 그늘이 있는 사진 앞에
토파즈 빛 향기의 레몬을 오늘도 두자.
―「레몬哀歌」宇石, 1987. 編譯 姜禹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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