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山麓의 두 사람 - 다까무라 고오다로

공산(空山) 2016. 3. 28. 19:12

   山麓의 두 사람

   다까무라 고오다로

 

 

   둘로 떨어져 기우는 반데이산(媻梯山)의 뒷산 기슭에는

   망망한 억새풀만이

   8월의 하늘 위로 머리를 쳐들고

   비껴서 물결치며

   사람의 키를 덮는다.

   반은 미쳐버린 아내는 풀밭에 앉아

   내 손바닥에 얼굴을 묻으며

   차마 삭이지 못한 울음을 어린애처럼 터뜨린다.

   ―― 나 이제 글렀어요

   의식을 파고드는 숙명의 마귀에 채여서

   피할 길 없는 영혼과의 이별

   그 어쩔 수 없는 예감

   ―― 나 이제 영영 못 쓰게 돼요

   눈물에 얼룩진 손바닥에 산바람이 차다.

   나는 말없이 아내의 얼굴을 본다.

   의식의 한계선상에서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나에게 매달린다.

   아내의 정신을 되돌릴 길은 지금 이 세상에는 없다.

   내 마음 둘로 찢겨져 떨어져 나가고

   소리 없이 두 사람을 감싸는 천지와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