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어느 봄날에 - 이순옥

공산(空山) 2022. 5. 20. 21:18

   어느 봄날에 

   이순옥

 

 

   엥~

   꺼먼 쇠파리 한 마리

   열린 거실문으로 난데없이 들어왔다.

 

   앗!

   잘못 들어왔슴다. 미안함다.

   휙, 되돌아 나가려다

   유리문에 이마 박고, 눈알 박고

   떼구루루 나가떨어졌다

 

   겨울 잘 지내고

   햇살 눈부신 봄날 오후에

   하필 꽃피는 봄날에

   꽃잎보다 먼저

   날개를 깔고 누워버리다니

 

 

   —《대구문학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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