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술적심 - 오탁번

공산(空山) 2022. 5. 19. 14:35

   술적심

   오탁번

  

 

   혼자 아침을 먹는데

   국어교사를 하는 옛 제자한테서

   오랜만에 전화가 온다

   술적심도 없이

   쥐코밥상으로 아침 때운다며

   엄살을 떠니까

   어마나아침부터 술 생각나느냐며

   호호 웃는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마른입을 쩝쩝 다신다

   술적심은 술이 아니라

   숟가락을 적실 국이나 찌개 같은

   국물 있는 음식이야!

   또박또박 가르쳐 줬는데도

   또어마나호호 웃는다

 

   이놈 넌 F!

 

  

   —비백飛白』 202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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