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벌초​ - 이재무

공산(空山) 2021. 9. 16. 15:57

   벌초

   ​이재무

 

 

   무딘 날 조선낫 들고

   엄니 누워 계신

   종산에 간다

   웃자란 머리

   손톱 발톱 깎아드리니

   엄니, 그놈 참

   서러운 서른 넘어서야

   철 제법 들었노라고

   무덤 옆

   갈참나무 시켜

   웃음 서너 장

   발등에 떨구신다

   서산 노을도

   비탈의 황토

   더욱 붉게 물들이며

   오냐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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