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마음 가는 길 - 신승근

공산(空山) 2021. 9. 9. 19:19

   마음 가는 길

   신승근(1952~ )

 

 

   마음 머무는 자리가 어디

   내 몸뿐이겠는가

 

   느릅나무 속 갈피에도 머물고

   탱자나무 가시에도

   정자나무 그늘에도

   매화꽃 향기에도 머무나니

   머무는 자리마다

   내 몸 다시 피는구나

   마음 가는 길

   길섶에서 만나는 풀꽃마다 들렀다가

   그 향기 데리고

   너에게로 갈 것이다

   먼 산빛이 늦은 초록으로 보이거든

   너 또한 그 그늘에 발을 담가보아라

 

   마음은 언제나 머물고 싶은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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