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시대의 방랑자 이용악의 시 - 감태준
암울한 시대의 방랑자 - 이용악의 시 감태준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경계 이용악이 살았던 경성읍은 "우라지오 바다"며 "아라사 벌판"으로 진출하는 관문 노릇을 하는 국경도시였다. 이용악의 조부는 여기서 일찍부터 몸소 소달구지에 소금을 싣고 아라사(阿羅斯, 러시아)를 넘나들었다. 이 일은 그의 부친 대(代)에도 계승되었으며 이 일로 하여 이용악은 어릴 무렵 부친을 잃고 말았다. 실제 이용악의 어릴 때 집은 남문 밖 시장 거리에 근접해 있어서 이 같은 사실을 밑받침해 주고 있는데 이를 종합해 볼 때 그의 계층적 성분이 기층인 소상공인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진다. 이용악의 이 같은 계층적 특성은, 인구 2만 5천의 국경도시 경성과 일본 유학 등 모더니즘 문학 세대의 도시 체험을 갖추었으면서도 끝내 도시문학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