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 백석 낡은 질동이에는 갈 줄 모르는 늙은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어 있었다 오지항아리에는 삼촌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어서 삼촌의 임내를 내어가며 나와 사춘은 시큼털털한 술을 잘도 채어먹었다 제사ㅅ날이면 귀먹어리할아버지가 예서 왕밤을 밝고 싸리꼬치에 두부산적을 께었다 손자아이들이 파리떼같이 뫃이면 곰의발같은 손을 언제나 내어둘렀다 구석의 나무말쿠지에 할아버지가 삼는 소신같은 집신이 둑둑이 걸리어도 있었다 녯말이 사는 컴컴한 고방의 쌀둑 뒤에서 나는 저녁끼때에 불으는 소리를 듣고도 못들은척하였다 -------------------------------- 집난이 - 시집간 딸 송구떡 - 송기떡 임내 - 흉내 말쿠지 - 말코지. 물건을 걸게 만든 나무갈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