枾崎의 바다
백석
저녁밥때 비가 들어서
바다엔 배와 사람이 흥성하다
참대창에 바다보다 푸른 고기가 께우며 섬돌에 곱조개가 붙는 집의 복도에서는 배창에 고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슥하니 물기에 누굿이 젖은 왕구새자리에서 저녁상을 받은 가슴 앓는 사람은 참치회를 먹지 못하고 눈물겨웠다
어득한 기슭의 행길에 얼굴이 해쓱한 처녀가 새벽달같이
아 아즈내인데 病人은 미역 냄새 나는 덧문을 닫고 버러지같이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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枾崎(가키사키) - 일본 시즈오카현(靜岡縣) 이즈반도(伊豆半島)의 시모다(下田) 항구 근처에 있는 바닷가 마을
참대창 - 참대나무의 가지를 뾰족하게 깎아서 만든 창
께우며 - 꿰이며
배창 - 船倉. 선박 안의 상갑판 아래에 짐을 쌓는 간
왕구새자리 - 왕골자리. 왕골이나 부들로 엮은 돗자리
아즈내 - 아진에, 초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