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예쁜 여자 빨강머리 예쁜 여자 기욤 아폴리네르 나 이제 모든 사람들 앞에 섰다 지각(sens)으로 가득 찬 한 사나이 삶을 알고 있으며 죽음에 대해서도 산 자가 알 만한 것을 알고 있으며 사랑의 고통과 기쁨을 체험했으며 때로는 제 생각들을 강요할 줄 알았으며 몇 개의 언어를 알고 있으며 적잖이 ..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사냥의 뿔나팔 사냥의 뿔나팔 기욤 아폴리네르 우리의 이야기는 고귀하고 비극적이다 어느 폭군의 가면처럼 아슬아슬하거나 신기하거나 그 어느 드라마도 하잘것없는 그 어떤 세부도 우리의 사랑을 비장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리하여 토머스 드퀸시는 그 아편 다정하고 정결한 독을 마시며 저의 불..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라인란트 라인란트(Rhénanie) 기욤 아폴리네르 라인 강의 밤 내 잔은 가득하다 불꽃처럼 떨리는 포도주로 사공의 느린 노랫소리를 들어라 달빛 아래 일곱 여자를 보았다 하네 발끝까지 닿는 푸른 머리칼 틀어 올리더라네 일어서라 원무를 추며 더욱 높이 노래하라 사공의 노래가 이제 그만 들리..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가을 가을 기욤 아폴리네르 안개 속으로 멀어진다 안짱다리 농부와 암소 한 마리 느릿느릿 가을 안개 속에 가난하고 누추한 동네들 숨어 있다 저만치 멀어지며 농부는 흥얼거린다 깨어진 반지 찢어진 가슴을 말하는 사랑과 변심의 노래 하나를 아 가을 가을은 여름을 죽였다 안개 속으로 회색..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곡마단 곡마단 기욤 아폴리네르 루이 뒤미르에게 들판에 가뭇 광대패들이 멀어진다 채마밭길 따라 회색 여관 문전을 지나 교회 없는 이 마을 저 마을을 지나 어린애들이 앞장을 서고 어른들은 꿈꾸며 뒤따른다 저 멀리서 그들이 신호를 하면 과일나무는 저마다 체념한다 북이며 금빛 굴렁쇠며 ..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앙드레 살몽의 결혼식에서 읊은 시 앙드레 살몽의 결혼식에서 읊은 시 1909년 7월 13일 기욤 아폴리네르 오늘 아침 수많은 깃발을 보고 내가 혼자 뇌까린 말은 저기 가난한 사람들의 풍요로운 의상이 널려 있구나, 가 아니다 민주주의 수줍음이 내게 그 고통을 감추려 하는구나, 도 아니고 저 이름 높은 자유의 사주를 받아 이..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마리 마리 기욤 아폴리네르 소녀여 그대는 저기서 춤추었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춤추려나 그것은 깡충거리는 마클로트 춤 모든 종들이 다 함께 울리련만 도대체 언제 돌아오려나 그대 마리 가면들은 조용하고 음악은 하늘에서 들려오듯 저리도 아득한데 그래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싶다오 그..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나그네 나그네 기욤 아폴리네르 울며 두드리는 이 문을 열어 주오 인생은 에우리포스만큼이나 잘도 변하는 것 그대는 바라보았지 외로운 여객선과 함께 미래의 열기를 향해 내려가는 구름장을 그리고 이 모든 아쉬움 이 모든 회한을 그대 기억하는가 바다 물결 활처럼 구부러진 물고기들 해상..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6
행렬 - 기욤 아폴리네르 행렬 기욤 아폴리네르 레옹 바이비 씨에게 조용한 새 뒤집혀 나는 새야 허공에 깃을 트는 새야 우리의 땅이 벌써 빛을 내는 그 경계에서 네 두 번째 눈까풀을 내리감아라 네가 고개 들면 너는 지구가 눈에 부시다 그리고 나도 그렇다 가까이에서 나는 어둡고 흐리다 방금 등불을 가린 안..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5
아니(ANNIE) - 기욤 아폴리네르 아니(ANNIE) 기욤 아폴리네르 모빌과 갈베스톤 사이 텍사스의 해안에 장미 가득한 큰 정원 하나 있다 정원에는 빌라 한 채도 들어 있으니 그것은 커다란 장미 한 송이 한 여자가 그 정원을 홀로 자주 거닐고 보리수 늘어선 한길로 내가 지나갈 때면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친다 그 여자는 메.. 기욤 아폴리네르 2017.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