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아폴리네르

마리

공산(功山) 2017. 7. 16. 09:05

   마리

   기욤 아폴리네르

 

 

   소녀여 그대는 저기서 춤추었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춤추려나

   그것은 깡충거리는 마클로트 춤

   모든 종들이 다 함께 울리련만

   도대체 언제 돌아오려나 그대 마리

 

   가면들은 조용하고

   음악은 하늘에서 들려오듯

   저리도 아득한데

   그래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싶다오 그러나 애타게 사랑하고 싶다오

   그래서 내 고통은 달콤하지요

 

   털 송이 은 송이

   암양들이 눈 속으로 사라지고

   병정들이 지나가는데 내겐 왜 없는가

   내 것인 마음 하나 변하고

   또 변하여 내 아직도 알 수 없는 그 마음

 

   네 머리칼이 어디로 갈지 내가 아는가

   거품 이는 바다처럼 곱슬거리는

   네 머리칼이 어디로 갈지 내가 아는가

   우리의 맹세 위에도 흩날리는

   가을 잎 네 손이 어디로 갈지

 

   팔 밑에 낡은 책을 끼고

   나는 센 강변을 걸었네

   강물은 내 고통과 같아

   흘러도 흘러도 마르지 않네

   그래 언제 한 주일이 끝나려나

 

 

   ―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민음사, 황현산 옮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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