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마귀
레이먼드 카버
까마귀 한 마리가 내 창문 밖 나무 가지로 날아들었다
이 까마귀는 테드 휴즈의 것도 갈 웨이의 것도
프로스트의 것도 파스테르나크의 것도 로르카의 것도 아니고
또한 전쟁터에서 피를 파먹는 호머의 까마귀도
아니다. 이것은 그저 까마귀일 뿐
아무 곳에도 결코 아귀가 맞지 않는 삶
아무 것도 말할 만한 것이 없는 새일 뿐이다
잠시 가지에 머물렀다가
날렵하게 아름다운 몸짓을 지으며 날아갔다
내 인생 밖으로
―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 1938. 5. 25~1988. 8. 2) 미국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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