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싶지 않은 말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子, 1926~2006)
마음속에 강한 압력을 가해
남몰래 감춰둔 말
소리 내 말하면
글로 써내면
순식간에 빛이 바래리라
그 말로 인해
나 여기 있으나
그 말로 인해
나 살아갈 힘을 얻으나
남에게 전하려 하면
너무도 평범해져
결코 전하지 못하리라
그 사람 고유의 기압 내에서만
생명을 얻는 말도 있는 법이다
한 자루의 초처럼
격렬히 타올라라 완전히 타버려라
제멋대로
어느 누구의 눈에도 닿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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