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던니스(doneness) - 김륭

공산(空山) 2022. 8. 20. 14:00

   던니스(doneness)

   김륭

 

 

   지옥과 지옥 사이에 천국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방풍나물 같은 채소나 심고 살면 되겠다고 나는가금류처럼 좋아라 했지만

   거기서 살지 못했다

   양의 소문은 양고기, 송아지의 소문은 송아지고기

   그러니까 소문은 소문일 뿐, 애인에게 줬다 뺏은 거짓말처럼

   천국과 천국 사이에 지옥이 있다고 썼다

   나는 거기서 살았다

   내가 좋은 세상은 볼 만큼 봤으니, 이젠

   그녀가 좋은 세상을 볼 겁니다

 

 

     --『애인에게 줬다가 뺏은 시』 (달을쏘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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