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수상한 시 - 이화은

공산(空山) 2022. 1. 29. 09:41

   수상한 시

   이화은

 

 

   짧은 시 몇 행이

   시보다 긴 수상 경력을

   무겁게 매달고 있다

   제 몸집보다 큰 똥 덩어리를

   영차영차

   힘겹게 굴리던 말똥구리를 기억한다

   쇠불알을 찬 듯

   아무래도 아랫도리가 너무 무겁다

   감자가 알이 굵어지면

   지상의 줄기는 시드는 법

   수확의 계절은 아직 먼데

   서리 맞은 듯

   오늘 저 시의 신색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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