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따스한 소통 - 이진엽

공산(空山) 2021. 1. 20. 09:16

   따스한 소통 

   이진엽

 

 

   겨울 바다 작은 횟집

 

   한 여주인이 회를 뜨고 남은 것을

   양동이에 가득 담아 저쪽 모래톱에 갖다 버렸다

   그러고는 이내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이상한 신호를 허공 쪽으로 몇 번 보냈다

 

   순간, 하얀 갈매기 떼가 어디선가 날아와

   그 생선의 잔해들을 깨끗이 먹어치웠다

   여인은 웃으며 종종걸음으로 돌아갔고

   갈매기들도 끼룩대며 다시 바다로 날아갔다

 

   소리,

   외침은 넘쳐도 가슴이 없는 이 시대

   참 따스한 소통의 끈이

   겨울 감포 바닷가에서 털실처럼  풀리고 있었다

 

 

   --대구문학 올해의 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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