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도마와 침대 사이 - 조은길

공산(空山) 2021. 1. 14. 09:52

   도마와 침대 사이

   조은길

 

 

   조용히 등을 돌리고

   옷을 홀랑 벗기거나

   마구 주물럭대거나

   속을 확 뒤집거나

   오독오독 쥐어뜯거나

   잘근잘근 난도질하거나

   달달 볶거나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거나

   꼬챙이를 쑤셔 박거나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도마와 침대 사이

 

 

   --『입으로 쓴 서정시』시작시인선, 2019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스한 소통 - 이진엽  (0) 2021.01.20
탑 외 2편 - 이해리  (0) 2021.01.19
담에 빗자루 기대며 - 신현정  (0) 2021.01.12
시간의 신경 - 김대호  (0) 2021.01.08
빈집​ - 심재휘  (0)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