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만지장서
김연대
봄이 오는 때에
내 어머니에게 보내오는 고모님 편지를 보면
이 산 저 산 먼 산 아지랑이 피우다가
끝 부분은 언제나 같은 사연
-- 새댁아 없는 집에 와서 고생 많은 새댁아 하고저운
말은 만권지로도 부족타만 일로 고만 주린다.
세월이 가고 그 분들도 다 가고 없는데
또 봄이 오니
지하에 가서도 이 분들이 무슨 만지장서 쓰고 있는지
이 산 저 산 먼 산
타오르는 아지랑이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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