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오래된 샘 - 한스 카로사

공산(空山) 2017. 7. 3. 20:33

   오래된 샘 
   한스 카로사(Hans Carossa, 1878~1956 독일의 시인, 작가, 의사)
 


   램프를 끄고 잠이 들라. 오직 들려오는 소리는
   오래된 샘의 잠들지 않는 물 흐르는 소리이다.
   곧 당신은 알게 되리라, 모든 나의 집 손님들이 그러했듯이,
   당신이 그 물 흐르는 소리에 익숙해짐을.
 
   그러나 가끔씩, 꿈꾸던 중에,
   온 집안에 어떤 이상스런 편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무거운 발걸음이 안마당 자갈을 저벅저벅 밟고 들어와,
   낭랑하게 울리던 물소리가 조용히 멈추고,
 
   그러면 당신은 깨어난다.— 그러나 두려워 말라.
   땅 위에 수많은 별들은 고요히 머물러 있다.
   그것은 다만 한 여행자가 돌로 된 샘터에서
   그의 손에 약간의 물을 받는 것이다.
 
   곧 그는 떠날 것이다, 그리고 물 흐르는 소리는 다시 이어진다.
   기뻐하라, 이곳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님을.
   수많은 이들이 별빛 가운데 어딘가로 걸어간다,
   그리고 아직 알지는 못하지만 어떤 이들은 당신에게로 온다.
 

   The Old Fountain 
   for Timothy Murphy
 


   Put out the lamp and sleep. The only sound
   Is the old fountain's wakeful pattering.
   Soon you will find, as all my house guests do,
   That you are accustomed to its murmuring.
 
   Yet sometimes, in the middle of a dream,
   Through the whole house a strange unease can spill.
   Heavy footsteps crunch on the courtyard gravel,
   The bright splashing suddenly falls still,
 
   And you awake. — But do not be afraid.
   Above the earth the numbered stars still stand.
   It's just a wanderer come to the stone trough
   To scoop a little water into his hand.
 
   Soon he will leave, and the pattering resume.
   Rejoice that in this place you are not alone.
   So many walk abroad in the starlight,
   And others journey towards you, yet unkn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