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일기

설을 알려 주는 보세란

공산(空山) 2017. 1. 12. 17:22

이 엄동설한에 난향이 그윽하다. 보세란(報歲蘭)은 설(새해)을 알려주는 난이라는 데서 붙은 이름인데, 난이 우리에게 계절을 알려주는 방법이란 다름 아닌 꽃을 제때에 피우는 것이겠다. 내가 가꾸고 있는 보세란의 일종인 이 상원황(桑原黃) 두 포기다. 그 중 한 포기는 양력 설을 알리려고 이미 꽃을 피웠고, 다른 한 포기는 다가오는 음력 설 즈음에 피려는지 꽃망울이 맺혀 있다. 같은 뿌리에서 나눠진 난인데도 꽃피는 시기가 보름도 더 차이 나는 것이 신기하다.

 

3년 전(2013. 9. 27.)에 타이완에 친구들과 부부 동반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타이베이 시에 있는 가일화시(假日花市)라는, 휴일에만 서는 큰 꽃시장에 구경가서 이 난을 사 왔다. 잎에 황백색의 호가 있고 강건하고 기품이 있는 이 상원황을 그전부터 한 포기 키우고 싶었지만 국내에선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에 아주 싼 값(16천원)에 나와 있었던 것이다. 혹시 공항 검색대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화분은 버리고 신문지에 싸고 옷가방 속에 감추어서 가지고 온 것인데, 지금은 포기 나누기를 하여 이렇게 두 포기가 되었다.

 

 

 

1. 25. 설 사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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