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일기

비슬산 참꽃 구경

공산(空山) 2016. 4. 25. 22:16

시인학교 월요반에서 비슬산 참꽃을 구경 가기로 한 날이다. 내 차에 김동원 시인(시인학교 교장), 원용수 선생님, 박영선 시인을 아침 여덟시 반에 지산동에서 태우고 비슬산 자연휴양림 입구까지 갔다. ‘비슬산 참꽃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라서 평일인데도 많이 붐볐다. 오늘 우리 일정이 빠듯하여 걸어서 등산하지 못하고 축제 기간에 운행하는 대견사까지 올라가는 셔틀버스 티켓을 줄을 서서 샀는데, 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고령에서 온 김청수 시인과 합류하고, 달성문인협회가 길가에 전시한 비슬산과 참꽃에 관한 시들을 감상했다. 그 중에는 김동원, 김청수 시인의 작품도 있었다. 잠시 길 옆 숲속에서 박영선 시인이 준비한 차를 마시고, 김청수 시인이 준비해온 돼지껍데기 안주를 곁들여 막걸리도 한잔씩 마셨다. 그 자리에서 김청수 시인의 무화과가 있는 여관꽃 따러 갔다가 꽃 따라 가버렸지요라는 시를 낭송시로 들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오르막길을 돌아 대견사 앞까지 올라가서 대견봉까지 참꽃길을 걸었다. 꽃은 한물이 지난 지 일주일은 돼 보일 정도로 시들어 있었다. 좀더 일찍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 여기 올라와 본 지가 한 칠팔 년은 된 것 같은데, 그 호젓하던 대견사지에 절집이 새로 지어지고 절마당엔 연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김동원 시인의 오후 방송국 출연 일정 때문에 우리는 다시 부랴부랴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와야 했다. 애초 계획은 하산하여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돼 있었지만 그럴 시간조차 없어서, 오늘 처음 만난 김청수 시인한테 미안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기'가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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