郊外의 그대에게
다까무라 고오다로
사랑하는 사람이여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 커더란 바람이다.
지금 물고기의 푸른 껍질에 스민 추운 밤도 이슥하여라.
교외의 집에서 그대여 포근히 잠들라.
너무나도 맑고 투명하여
어린애 같은 그대 앞에서는
모두가 사악한 마음을 지닐 수 없나니
모든 선악은 그대 앞에서는 숨길 수 없나니
그대는 진실로 더없는 심판관
더럽고 타락한 내 모습 속에서도
어린애 같은 티없는 맑음으로써
그대는 아름다운 내 속의 나를 발견했었네
그대로 하여 나도 모르던 나
내 따뜻한 육체 속에 깃들어 있음을
믿는 기쁨이여.
느티나무잎도 다 떨어진 이 겨울밤은
너무나도 적막하여라.
태풍처럼, 태풍처럼 내 마음은 그대에게 가노라.
가서는 대지 속에서 솟구치는 온천처럼
그대의 따뜻한 살결 속에 잠기게 하노라.
그대 있음에
뛰고, 추고, 비상하는 내 마음은
항상 그대 지킴을 잊지 않노라.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는 더할 데 없는 생명의 샘물이어라.
그대 편히 잠들라.
악인처럼 추운 겨울밤일지라도
편히, 편히 교외의 집에서
어린아이처럼 잠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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