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의 노래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공산(空山) 2016. 3. 22. 23:09

   사랑의 노래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 마음을 당신의 마음에 닿지 않게 하려면

   내 마음을 어떻게 가누면 좋을까.

   당신 너머에 있는 다른 사물들에게 내 마음을 어떻게 닿게 하면 좋을까.

   아, 이 마음을 어딘가 어둠 속에 서 있는

   그 무엇의 그늘에 감출 수 있다면.

   당신 마음의 깊은 바닥에서 떨고 있는 것이 금세 전달되지 않는

   어딘가 낯설고 고요한 곳에.

   그러나 우리에게 와닿는 모든 것이

   우리를, 당신과 나를 이내 하나로 결합시켜 버린다.

   두 현()에서 하나의 소리를 끌어내는 바이올린의 활과도 같이.

   우리는 어떤 악기에 달려 있는 현일까.

   어떤 연주자가 우리를 켜고 있을까.

   아, 아름다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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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 마리아 릴케 : 1875124, 당시 오스트리아령이었던 보헤미아의 수도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192610월 초순 장미를 꺾다가 가시에 찔려, 그것이 화농하여 급성 백혈병 증세가 나타났고, 1229일 요양소에서 숨을 거둠. 그의 묘비명은 다음과 같다.
   장미여, 아 순수한 모순이여, 겹겹이 싸인 눈꺼풀 속에서 아무도 모르는 잠이 되는 기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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