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민주적인 판사 - 베르톨트 브레히트

공산(空山) 2016. 2. 6. 20:21

   민주적인 판사

   베르톨트 브레히트

 

 

   미합중국의 시민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심사하는 로스엔젤레스의 판사 앞에

   이탈리아의 식당 주인도 왔다. 진지하게 준비해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새 언어를 모르는 장애 때문에 시험에서

   보칙 제8*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다가 1492년이라고 대답했다.

   시민권 신청자에게는 국어에 대한 지식이 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의 신청은 각하되었다, 3개월 뒤에

   더 공부를 해가지고 다시 왔으나

   물론 새 언어를 모르는 장애는 여전했다.

   이번에는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누구**였는가 하는

   질문이 주어졌는데, (큰 소리로 상냥하게 나온) 그의 대답은

   1492년이었다. 다시 각하되어

   세 번째로 다시 왔을 때, 대통령은 몇 년마다 뽑느냐는

   세 번째 질문에 대하여 그는

   또 1492년이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판사도 그가 마음에 들었고 그가 새 언어를

   배울 수 없음을 알아 차렸다. 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조회해 본 결과

   노동을 하면서 어렵게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네 번째로 나타났을 때 판사는 그에게

   언제

   아메리카가 발견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리하여 1492년이라는 그의 정확한 대답을 근거로 하여

   그는 마침내 시민권을 획득하였다.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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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부의 과도한 보석금 징수, 벌금형 부과 및 잔인한 형벌 선고를 금지한 조항.

   ** 그랜트 장군. 뒷날 제18대 미국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