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시

임시 야간 숙소 - 베르톨트 브레히트

공산(空山) 2016. 2. 6. 20:31

   임시 야간 숙소

   베르톨트 브레히트

 

 

   듣건대, 뉴욕

   26번가와 브로드웨이의 교차로 한 귀퉁이에

   겨울철이면 저녁마다 한 남자가 서서

   모여드는 무숙자(無宿者)들을 위하여

   행인들로부터 동냥을 받아 임시 야간 숙소를 마련해준다고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 야간 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책을 읽는 친구여, 이 책을 내려놓지 마라.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 야간 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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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29년 세계 경제공황의 여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