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七甲山 1

공산(空山) 2015. 12. 24. 13:26

   七甲山 1

   신대철

 

 

   소년들이 모이는 밤은 보름달이 물가 청머루 덩굴 숲 속에서 기다립니다. 소년들은 달을 따라 馬峙里에서 제일 높아 보이는 꾀꼬리봉에 꼬불꼬불한 산길을 놓습니다. 上峰에 올라서면 또 上峰, 칠갑산은 정말 아흔아홉 봉우립니다. 아흔아홉 골짜기엔 다른 山에서 흘러 들어온 온갖 잡새가 떠돌고 합대나무골 철이 아버님처럼 코를 골며 이빨 갈며 잠 험히 자는 숱한 산울림 소문들, 아득한 백마강 쪽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은 넓은 떡갈나무잎에 느닷없이 달빛을 뿌립니다.

 

   저게 계룡산?

   저게 오서산?

   장곡사는 어디?

   까치내는? 참, 邑內는?

 

   아아, 달빛에 반사되어 달이 되는 호기심

   호기심이 소년들을 홀려 上峰에서 上上峰으로 밤새도록 끌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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