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원의 끝
-- 아내에게
신대철
눈과 얼음과 눈보라
순록떼가 지나간다.
나도 나를 다 거느리고 얼음사막을 떠날 때가 되었다. 빙원 끝에 하얗게 한 사람이 어린다. 나를 무한히 풀어주고 무한히 기다리는 사람, 내 대신 얼어 있고 꿈꾸고 눈물 흘리는 사람, 내 안에서 밖으로 나갔다가 조용히 돌아와 잠드는 사람, 가만히 품고 있으면 고른 숨결소리만 남는 사람,
그 숨결로 가고 싶다.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숨결로 안에서 밖으로 나왔다가 환하게 되돌아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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