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바다 옆에 집을 짓고 - 한기팔

공산(空山) 2024. 6. 14. 21:30

   바다 옆에 집을 짓고

   한기팔(1937~2023)

 

 

   바다 옆에

   집을 짓고 살다 보니까

   밤이면

   파도소리, 슴새 울음소리 들으며

   별빛 베고

   섬 그늘 덮고 자느니

   그리움이 병인 양 하여

   잠 없는 밤

   늙은 아내와

   서로 기댈

   따뜻한 등이 있어

   서천에 기우는 등 시린 눈썹달이

   시샘하며 엿보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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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팔 / 1937년 제주도 서귀포 출생. 1975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서귀포』『불을 지피며』『마라도』『풀잎소리 서러운 날』『바람의 초상』『말과 침묵 사이』『별의 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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