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옆에 집을 짓고
한기팔(1937~2023)
바다 옆에
집을 짓고 살다 보니까
밤이면
파도소리, 슴새 울음소리 들으며
별빛 베고
섬 그늘 덮고 자느니
그리움이 병인 양 하여
잠 없는 밤
늙은 아내와
서로 기댈
따뜻한 등이 있어
서천에 기우는 등 시린 눈썹달이
시샘하며 엿보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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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팔 / 1937년 제주도 서귀포 출생. 1975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서귀포』『불을 지피며』『마라도』『풀잎소리 서러운 날』『바람의 초상』『말과 침묵 사이』『별의 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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