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세상 가장 작은 뼈에게 - 정끝별

공산(空山) 2024. 5. 30. 20:06

   세상 가장 작은 뼈에게

   정끝별

 

 

   귓속 고막에서 달팽이관 사이

   이소골을 이루는 추골, 침골, 등골이라는 가장 작은 뼈들이 가장 나중까지 듣는다기에

   들을 때 속귀의 뼈들이 움직인다기에

 

   임종을 선고한 의사가 나가자

   아직 따뜻한 엄마 겨드랑이에 손을 묻고

   작은 목소리로 가장 작은 엄마의 뼈들을 어루만지며

 

   엄마 귀에 대고 말했다

 

   엄마,

 

   엄마가 돌아간 시간을 잘 기억할게

   엄마도 잘 기억해서 그 시간에 꼭 찾아와야 해

 

                           

   —계간 《창작과비평》 2023년 겨울호

 

 

엉겅퀴 2024.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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