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작은 뼈에게
정끝별
귓속 고막에서 달팽이관 사이
이소골을 이루는 추골, 침골, 등골이라는 가장 작은 뼈들이 가장 나중까지 듣는다기에
들을 때 속귀의 뼈들이 움직인다기에
임종을 선고한 의사가 나가자
아직 따뜻한 엄마 겨드랑이에 손을 묻고
작은 목소리로 가장 작은 엄마의 뼈들을 어루만지며
엄마 귀에 대고 말했다
엄마,
엄마가 돌아간 시간을 잘 기억할게
엄마도 잘 기억해서 그 시간에 꼭 찾아와야 해
—계간 《창작과비평》 2023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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