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눈이 내리다 갠 날 아침 - 한기팔

공산(空山) 2024. 6. 14. 21:53

   눈이 내리다 갠 날 아침

   한기팔 (1937~2023)

 

 

   눈이내리다 갠 날 아침

   그 아득한 푸름 속을

   새 몇 마리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 있네

   온 천지가 한 색깔이니

   날아갈 하늘이 없네

 

   눈이 내리다 갠 날 아침

   이 환한 화엄 속을

   늙은 선승이 혼자서

   길을 가고 있네

   전 우주가 다 보이니

   선과 악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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