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숲을 바라보며 - 이수익

공산(空山) 2023. 6. 16. 20:59

   숲을 바라보며

   이수익

 

 

   내가 내 딸과 아들을 보면
   그들이 늘 안심할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는
   그런
   내 딸과 아들이듯이,

   나무가 그 아래 어린 나무를 굽어보고
   산이 그 아래 낮은 산을 굽어보는 마음이 또한
   애비가 자식을 바라보듯
   그런 것일까.

   문득 날짐승 한 마리 푸른 숲을 떨치고 솟아오를 때도
   온 산이 조바심을 치며 두 팔 벌려
   안으려고안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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