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진 란(1959~ )
눈 깊어진 당신이
귀 얇아진 당신이
지난 시간의 흔적을 밟아온 휘파람 소리는
은회색의 저녁, 긴 꼬리를 끌어당긴다
사람꽃 져버린 자리,
온기 없는 골목이 슬그머니 미끄러진다
서쪽으로 밀린 구름들도 작당했는지
물끄러미, 서슬이 붉다
나 없이도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이다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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