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인간의 길 - 황규관

공산(空山) 2022. 7. 21. 08:39

인간의 길

황규관(1968~ )

 

 

고래의 길과

갯지렁이의 길과
너구리의 길과

딱정벌레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굴참나무의 길과
북방개개비의 길이 있고

드디어 인간의 길이 생겼다
그리고 인간의 길 옆에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가 버려져 있다

북방개개비의 길과

굴참나무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딱정벌레의 길과
너구리의 길과

갯지렁이의 길과
고래의 길이 사라지고

 

드디어 인간의 길만 남았다
그리고 인간의 길 옆에
길 잃은 인간이 버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