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불식不耕不食
조승래
허리 동여매고 수없이 뽑아냈던
투명 실타래만이 삶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허공에 쳐 놓은 그물망에 이슬이 맺히어
겹겹이 목걸이가 된 것을 발견한 새벽
그 영롱한 아름다움으로
먹는 일 외에도 다른 기쁨이 있음을 통찰한
거미는 비로소
하루를 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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